북한 법이념의 변화와 남북한 법제협력

Abstract

Ⅰ. 배경 및 목적 □ 연구의 배경 ○ 북한의 통치이념이 마르크스레닌주의로부터 주체사상으로 전환되고, 1990년대 중반 이후 다시 선군사상이 가세하여 변화과정을 경험하는 동안 법에 대한 관념도 유사한 변화를 겪음 - 북한법제는 여전히 사회주의이념의 외피를 벗어던지지는 못했지만 사회주의법치국가를 논할 수 있을 정도로 형식적 법치주의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는 상당한 진전을 보여주고 있음 ○ 이러한 변화추세를 종합적으로 개관해 보면, 사회주의적 법치주의라는 법이념과 법현실간의 긴장관계가 매우 높아진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음 - 즉, 북한의 법이념에서 외견상 사회주의에 대한 집착은 더욱 공고해졌다고 할 수 있으나, 입법의 내용과 절차, 그리고 행위주체들의 인식은 보다 현실적으로 진화함으로써 형식적 법치주의에 수렴하는 다소 모순적이고 과도기적인 상황을 연출하고 있음 □ 연구의 목적 ○ 이 연구는 북한 법이념의 변화동향에 유의하면서, 대내·외적 입법환경에 대응한 법령관리측면의 수용과 법의식의 변화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북한법제의 전반적인 현황과 실태를 고찰함 - 법령관리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법체계, 입법절차 및 법령 관리를 둘러싼 최근의 변화 동향을 검토하고 그 시사점과 과제를 도출함 - 법의식의 변화와 관련해서는 사회주의법무생활, 사회주의적 준법의식을 강화하고, 사회주의법치국가 건설을 강조하는 배경과 실태, 그리고 관련 기관 및 인민들의 법현실과 의식 등에 대한 관심과 변화 양상을 분석함

Ⅱ. 주요 내용 □ 북한의 통치이념과 법이념의 변화 ○ 북한은 국제적으로 마르크스레닌주의가 급격히 퇴조한 1980년대 이후 대외적으로 마르크스레닌주의와의 단절을 선언하고 ‘주체사상’이 북한의 통치이념으로 자리잡았으며, 2009년 헌법 개정에서는 ‘선군사상’도 통치이념의 하나로 병기함 - 이 과정에서 통치이념은 사회체제의 변화에 상응하는 위상변화과정을 겪어왔고, 이에 수반하여 법이념도 이와 유사한 변화양상을 보임 ○ 북한의 통치이념은 외견상 변화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이념은 거의 변화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근본적으로 사회주의가 가진 계급적 성격 때문이며, 정치와 법이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 ○ 북한이 사회주의헌법을 「김일성-김정일헌법」으로 명명한 것은 소위 위대한 수령의 직접적 영도가 헌법에 의해 그 후계자에게 그대로 이어지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 - 사회주의헌법이 「김일성헌법」에서 「김일성-김정일헌법」으로 대를 이어 승계됨으로써 헌법의 권위는 새로운 차원의 국가적 상징으로 전변하였고, 이에 따라 헌법뿐만 아니라 법에 대한 인식도 비례하여 높아지게 되었음 ○ 김정일체제가 들어선 이후 북한에서는 사회주의법무생활이라는 것을 매우 강조하였고, 또한 사회주의법치국가 개념도 등장 - 북한이 법이념적으로는 사회주의와 주체사상을 여전히 내세우고 있지만, 법의 기능적 측면에 있어서는 중대한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음 □ 북한의 법체계와 관리의 변화 ○ 법 제정절차를 정비하여 사회에 정연한 법질서를 수립하기 위하여 2012년 12월 「법제정법」을 제정하고 2013년 7월부터 시행 - 「법제정법」의 제정으로 ‘법치’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과 의지를 보여주고 있어 형식적 법치주의의 발전에 관한 분명한 징표가 되고 있음 ○ 북한의 입법절차는 다른 나라들과 같이 법안 제출, 심의, 채택, 공포의 네 단계로 되어있음 - 북한에서도 법제정사업의 계획성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점증하고 있는 법제정사업의 중요성과 위상을 상징하고 있음 ○ 최근 북한에서는 법령관리의 정보화와 법규정리를 통해 법제도적 발전을 도모하고 있음 - 한편으로 법규범에 쓰이는 법률적 개념과 법령용어에 관한 학문적 해명을 통해 법규범의 정확성과 보편성, 통일성을 보장하는 데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 □ 북한의 입법과 법의식의 변화 ○ 북한은 2004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법령집을 발간함으로써 입법에 대한 변화된 의식을 보여주고 있음 - 2012년 법전에는 2004년 법전보다 75개의 부문법이 추가되어 있는데, 이는 8년 동안에 부문법이 양적으로 거의 2배 가까이(83%) 증가했음을 보여주고 있어, 입법활동이 매우 활발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음 ○ 북한의 법규범은 외견상의 변화뿐만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공·사법 및 대외경제 관련 법을 가리지 않고 점진적으로 변화를 거듭하고 있음 - 즉, 사회주의법치국가라는 제약 속에서도 사회현실과 실무에 필요한 법규범을 광범위하게 제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 ○ 북한 법령은 1990년대 이후 대외 통상이나 국제협력의 필요에 따라 일정한 범위에서 상당히 국제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 - 북한 법령상 국제화에 관한 내용은 대체로 국제규범의 일반적 수용, 국제규범의 국내법적 수용, 국제적 교류협력의 권고 등 세 가지의 형태를 보임 □ 북한의 법현실과 법의식의 변화 ○ 최근에는 법제정사업을 개선하고 사회주의법의 기능과 역할을 높여 규제력 있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 - 북한당국은 사회주의법치국가 실현에 대한 의지를 표출하면서 준법의식 강화를 위한 사상교양과 함께 법적통제를 강화해 나가고 있음 ○ 과거와 비교할 때 외견상 법에 대한 인식이 상당부분 개선되고 있는 점은 매우 긍정적임 - 다만, 북한당국의 법치에 대한 형식적, 실질적 관심과 지식이 동반되고, 수범자들의 법의식이 성장하여 양자 간의 접점을 찾기까지는 아직도 상당한 시일과 노력이 필요할 것임 □ 북한법제의 변화와 남북한 법제협력 ○ 북한 법령의 실질적, 형식적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북한 법령에 대한 형식적인 관리측면의 개선과 법제인력의 교류라는 두 가지 접근이 필요 - 북한 법령의 형식적인 관리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양측의 법령에 대한 정보의 교류가 선행되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법령을 수집, 입법, 관리하는 기술적 지식과 시스템의 교류 추진 - 법제도 발전을 위해서는 관련 인력의 확보와 질적 개선이 선행되어야 하며, 북한도 법제정을 위한 인력의 중요성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법제인력의 교류는 실현 가능성이 높음 ○ 경제특구는 북한의 다른 지역과 차단되어 있고, 또한 일반법제와는 다른 법규범이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법제를 조심스럽게 시험하고 교류하기에는 가장 최적의 장소 - 개성, 황금평, 나선 등 북한의 경제특구에 참여하고 있는 중국, 러시아와 남북한이 국제적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보다 공고한 법제협력구조를 형성할 필요 ○ 북한법제의 발전과 국제화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에 의한 국제적인 공조가 필요 - 국제기구와 공동으로 북한에 대한 지원을 하는 방식으로 법제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음 - 또한, 국제기구에 동시에 가입하거나 북한의 가입에 협조함으로써 해당 분야의 법제 발전에 기여 ○ 한국은 이제 막 법제정비지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단계로, 법제정비지원에 관한 별도의 법적, 제도적 장치를 두고 있지 않음 - 북한에 대해 ODA지원을 시행하는 것은 통일에 대비한 전략으로서도 매우 중요하며, 통일비용 마련과 북한 재건을 위한 국제적 공조체제를 구축하는 데도 기여

Ⅲ. 기대효과 ○ 북한 통치이념의 변화에 따른 법이념의 변화를 고찰하고, 북한의 사회주의법치국가에 대한 분석을 도모함으로써 북한법제의 이론적 기초를 제공함 ○ 북한의 법제정기관과 입법절차, 법령용어, 법령정보 등 전반적인 입법과 법령관리체계를 이해하고, 북한법의 부문별 변화 추세 및 법의식에 대한 분석을 통해 남북한 법제 통합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함 ○ 북한법제의 변화에 대한 분석을 기반으로 북한법제 발전을 위한 실질적 협력방안과 국내·외적 지원방안을 모색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