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10개국 성매매 관련법제 비교연구

Abstract

2004년 한국은 “성매매방지와 피해자 보호에 대한 법률”과 “성매매알선 처벌에 대한 법률”을 시행하였다. 실제 위 두 특별법은 성매매 관련 처벌을 강화하였을 뿐, 성매매를 범죄로 인정하고 구매자, 판매자, 알선자를 모두 처벌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법제들과 큰 차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에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성매매 근절을 위해서는 정부 및 경찰의 더욱 강력한 단속과 법집행이 필요하다는 주장, 위 두 특별법이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성매매 종사자들의 주장, 성매매도 직업의 하나이므로 범죄로 인정되어서는 안된다는 주장 등이 펼쳐졌으나 기존의 법제를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이 맺어 졌다. 그러나 성매매와 관련된 근본적인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앞으로 성매매 관련 법제는 지속적으로 개선과 논의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유럽 10개국의 성매매 관련 법제도의 철학적 바탕과 그 특성들을 이해하는 것이 이 보고서의 연구목적이다. 성매매 관련 법제는 성매매에 대한 원인 및 현상에 대한 철학적 사고의 논리적 결과물이다. 성매매를 ‘근절해야 할 범죄’로 보는 입장에서는 성판매, 성구매, 알선, 매개 등을 모두 처벌하는 금지주의를 취하는 반면, 성매매를 필요악으로 보는 입장에서는 성매매를 국가가 직접 허가 및 관리하는 규제주의를, 성매매 종사자들의 착취와 억압에 관심을 갖고 이를 구제하고자 하는 입장에서는 성매매 관련 착취에 대해서만 처벌하는 폐지주의를 주장한다. 이 보고서의 연구대상인 유럽 10개국은 규제주의 또는 폐지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법제를 가지고 있으나 개개의 성매매 관련 법률은 위와 같은 분류에 정확히 일치 하지는 않는다. 최근 성매매 관련 활발한 담론에의 대응하면서 법제를 개선하기도 하고, 각국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성매매 관련 법제들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럽 각국의 성매매 관련 법제의 실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각국의 성매매 관련 규정들을 살펴보고 비교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 보고서는 최근의 성매매 관련 법제의 추세와 성향에 대한 예측을 가능하게 하고 한국사회에서 성매매에 대한 법적 해결방법을 모색함에 있어 더욱 다양하고 풍부한 이론적 근거와 예시들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보고서의 1장에서는 연구의 목적과 방법을 개괄한 후, 2장에서는 성매매 법제 논리와 그 실재에 대해 알아보겠다. 성매매 법제의 논리에는 성매매의 원인을 찾은 원인론적 입장, 성매매의 현상에 관심을 갖는 여성주의적 입장, 성매매가 사회에 주는 영향에 관심을 갖는 사회보호적 입장에 대해 알아보고, 이러한 논리에 따른 다양한 성매매 법제들 금지주의, 규제주의, 폐지주의에 대해 설명하고, 최근의 성매매 법제 변화에 따른 새로운 분류방법을 제시할 것이다.

3장에서는 10개국중 폐지주의를 기반으로 하면서 다양한 관점들을 보완하고 있는 스웨덴, 스페인, 영국, 아일랜드, 프랑스, 이태리, 핀란드의 법제를 살피고, 4장에서는 규제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네덜란드, 독일, 오스트리아의 법제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5장에서는 10개국의 성매매 관련 법률들을 성매매 개인의 규제에 대한 법률, 성매매 관련 착취에 대한 법률, 성매매의 사회적 영향에 대한 규제로 나누어 비교 분석 할 것이며, 6장에서는 결론으로 보고서를 요약하고 향후 연구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