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관련법규의 미국모델수렴에 관한 연구

Abstract

회사지배구조는 회사법과 그 운영에 있어서 가장 중심이 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있어서 기업, 특히 주식회사는 그 규모가 점차 비대해지고 있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 역시 매우 커지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단위인 회사는 우리나라 경제의 중요부분이 되어버렸다. 우리나라 회사법의 개정은 매우 특별한 발전과정을 거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에 회사법은 급격한 전환기를 맞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우리는 국내 법제가 법 자체의 변화 요인에 의해 자연스럽게 변화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논리와 국내 정책에 의해서 급격한 개정이 시도될 수도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이는 바로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서, 우리나라 회사지배구조 법제가 미국의 회사지배구조 이론을 채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한나라 또는 특정 권역의 지배구조법제가 한방향으로 통일되어가는 현상을 회사지배구조의 수렴이라고 하고, 최근에 들어 미국 회사지배구조 모델이 각국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1997년 이후 회사법 개정을 통해, 미국식 모니터링 모델인 사외이사제도를 도입하고, 감사위원회를 도입하여 회사 이사회 개혁을 시도하였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개정 방향은 지배구조 개혁을 통해 회사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즉, 회사지배구조 투명성(Transparency)을 확보하여, 국제적 수준의 지배구조를 구축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개혁과정에서 우리나라 법제가 간과한 부분은 바로 효율성(Efficiency)의 부분이었다. 회사는 이익을 창출해야만 유지되는 기관이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는 부분 역시 매우 중요한 지배구조의 과제이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지배구조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최근 우리나라는 미국의 집행임원(Officer)과 CEO제도 도입을 상법에서 고려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가지 문제점이 제기된다. 바로 어떤 형태의 지배구조 모델을 반영하는 것인가라는 의문이다. 물론 회사지배구조는 그 회사가 설립되어 발전된 사회의 문화적, 정치적, 경제적 요인을 모두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 국가 또는 모델을 전부다 수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다만, 시장경제에서 경쟁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특정 모델은 많은 국가,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자국의 법제를 개혁하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아시아 국가들은 경제의 급격한 발전과 자본시장의 성장과 미국과의 경제 관계로 인해서, 미국의 자본시장 체제와 회사지배구조 모델을 많은 부분 참고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지배구조 모델은 미국의 기본적 회사이론을 모두 분석하고 수용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단지, 제도적 측면의 외형만을 수용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 예로 현재 우리나라 지배구조는 미국의 주주우선주의 모델을 많은 부분 참고하고 있는데, 실제로 미국에서 조차 이 모델이 미국의 회사지배구조를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 내지는 목표가 되는가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오히려, 최근에 들어서는 회사 이익을 중심으로 하는 이사회 역할 조정에 많은 부분 중점을 두고 전개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렇듯 하나의 모델로 수렴되어가는 것은 시장경제가 통합되어가고 있는 현상에 비추어보면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특정 모델을 기초로 인위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얼마나 자국의 기업문화와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는지는 다시한번 생각해보아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