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법제의 현대적 과제[Ⅲ] : 자금세탁 방지

Abstract

자금세탁이란 불법적 행위로 인하여 얻어진 수익을 합법적인 자금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말한다. 자금세탁을 방지해야 할 목적으로는 ①국제금융질서에 부응하며, 동시에 이를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하고, ②국가재정의 건전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며, ③은행 등의 금융기관의 피해를 예방하고 신뢰도를 높이며, ④사회적, 국가적 부정과 부패를 방지하며, ⑤국민경제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차단함 등을 들 수 있다. 자금세탁은 국가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단순히 세금포탈의 문제를 넘어 재정정책의 혼선을 유발한다는 측면에서 재정법적 연구의 차원에서 논의될 유인을 가진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국제적으로 채택되고 있으며 국내법제에서도 중요하게 시행되고 있는 자금세탁방지제도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혐의거래보고제(Suspicious Transaction Report : STR)가 있다. STR은 불법자금이라고 의심되는 합당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는 금융기관의 직원이 금융정보분석원(Financial Intelligence Unit of Korea : KoFIU)에 보고하는 제도이다. 금융기관과 그 직원은 STR을 시행한 경우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으며, 비록 그 보고내용이 허위라 할지라도 민?형사상 책임이 면제된다.

둘째, 고액현금거래보고제(Currency Transaction Report : CTR)이다. 원화 2천만원 이상, 외화 10,000달러 이상 거래한 자를 KoFIU에 보고하는 것이다. CTR은 STR과 달리 그 보고가 의무화되어있다.

셋째, 고객확인제도(Customer Due Diligence : CDD)이다. CDD는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자신들의 고객의 신원, 거래목적 등을 파악하여 금융거래의 건전성이나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제도이다. CDD의 대상은 2,000만원 이상의 일회성금융거래, 자금세탁의 우려가 있는 금융거래 등이 대상이 된다.

넷째, 금융기관에 대한 통제시스템을 확립하는 것이다. 금융기관의 내부적 통제는 자금세탁의 우려가 있는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 관리자 등에 대한 교육, 정보제공 등을 강화하여 금융기관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궁극적으로는 금융기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 하려는 것이다.

끝으로, 자금세탁방지문제가 제기된 것은 초기에는 마약관련자금원을 봉쇄하기 위해서이나, 미국의 9·11테러 이후로 국제적인 테러단체에 대한 자금이동을 차단하는 것에 초점이 있다. 그러나 현대재정국가에서 재정건전성, 투명성, 국가조세수입의 확보차원에서 자금세탁방지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자금세탁이 국내적으로뿐만 아니라 국가간 광범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으로 그 방지수단을 수립하기가 매우 어려우며, 때문에 국제간의 상호협조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우리나라 자금세탁법제의 기본은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과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등이다. 그 밖에도 「정치자금법」, 「마약류 불법거래방지에 관한 특례법」, 「조세범처벌법」 등 수많은 관련 법령이 있다. 그러나 이들 법령 사이에는 각각의 입법목적에 따라 상이한 규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자금세탁방지라는 공통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기본법을 제정하여 산발적인 법령해석에 기본적인 통일성이 유지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