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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보고서

정부와 공동체의 협치 사례연구
정부와 공동체의 협치 사례연구 A study on Governance between the Government and Community
  • 발행일 2010-01-15
  • 페이지 212
  • 총서명 [연구보고] 09-25-05
  • 가격 9,000
  • 저자 김승환,황은주
  • 비고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협동연구총서 09-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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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개혁 관련 연구는 주로 정부내 규제개혁 내지 행정규제개혁을 대상으로 설정하였다. 물론 행정규제 개혁에서도 공동체(community)가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정부규제 내지 행정규제 개혁에서의 공동체는 기업과 분화되지 아니한 ‘민간’이라는 범주로 행정참여 내지 참여적 의사결정 과정에 간헐적으로 초대되었을 뿐이다. 민간의 행정참여에서는 우월적 지위의 공권력이 행정적 의사결정을 내리기 전에 의견수렴의 일환으로 민간의 입장이 검토되었을 뿐이며, 정부규제를 공동체나 시장으로 이관하거나 상호 협력 아래 공동으로 규제한다는 이른바 ?규제 패러다임의 재편?이라는 관점에서 민간[공동체]의 규범이나 역할이 검토된 적이 없었다.
다른 한편 사회의 다원화와 함께 정부의 기능은 확대되어야 함에도 행정개혁이 표방하는 ?작은 정부?론은 정부조직의 확장을 제약하기 때문에 정부와 민간의 협력을 불가피하게 요청하게 되었다. 현대사회에서 정부와 민간의 협력은 종래와 같은 정부 중심의 명령-통제 구조로는 곤란하며 정부가 민간 부문[공동체와 시장]을 독자적 실체로 인정하고 정부와 민간 부문이 상호대등한 수평적 관계를 이룰 때 가능해진다. 이러한 변화는 규제사무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양태로 나타난다. 정부가 공동체나 시장에 규제권한의 일부를 위임하거나 자율규제를 요청하려면 공동체나 시장이라는 범주의 확인이 가능한가, 대상 공동체나 시장이 독자적인 규범이나 질서를 감당할 능력이 있는가 또는 공동체나 시장과 협동으로 규제할 수 있는가 등의 문제가 검토되어야 한다.
인도네시아의 전통사회는 여전히 공동체적 생활양식을 유지하고 있지만 공동체 규범과 관계 없는 정부 제정법에 의한 대규모 경작지의 플란테이션이나 산림자원의 벌채가 지역사회의 파괴를 가속화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주민들의 생활양식은 전통규범을 따르고 있음에도 정부는 지역사회 내지 씨족사회를 중심으로 하는 공동체의 정서나 규범 또는 비정부기구(NGO)들의 요구나 염원을 충분히 고려하지 아니하고 정부형 규제질서로 산촌사회를 동요시키고 있다.
최근에 개발사업자들에게 매각되고 그 대금이 마을주민들에게 수억원씩 분배되었다고 하여 화제를 불러 모았던 서광리 등 제주도의 중산간 마을의 공동목장은 현재세대와 미래세대의 공유재산(commons)이기 때문에 민법상 임의규정인 총유 규정(제275조)이 적용되지 아니하며 마을공동체 구성원은 “법인이 아닌 사단의 사원”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마을재산은 주민들의 합의에 의하여 처분될 수 없다. 공유재산(commons)이 없는 공동체는 미래세대가 돌아갈 물질적 기초를 결여하며 사이버 공동체처럼 실체가 허약하다.
아리스토텔레스나 플라톤과 같은 고전적 공동체론을 승계한 루소(Rousseau) 등 근대 자연법사상가들은 실제 존재하지 않았던 사회계약설을 제창하고 그에 기초하여 정부의 창설과 시민혁명을 정당화시켰다. 퇴니스 등의 공동체론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사회를 조직하고 합의를 이룩하는 크고 작은 단위의 공동체들이 없었다면 사회계약설은 그 논리적 기초를 확보하지 못한다. 헌법에 따라 정부가 탄생하고 계승된다면, 헌법을 제정하거나 개정하는 권력[憲法制定勸力]의 주체가 정부보다 선행한다. 헌법에 헌법제정권력의 주체로 표시되어 있는 ‘국민’은 헌법 이전부터 즉 정부의 탄생 이전부터 존속하는 시원적 존재로서 국가의 실체를 형성하는 사회의 구성원을 뜻한다.
그러나 조직화되지 아니한 개인들은 헌법이 규정한 경우에 국민투표에 참여하는 방법이외에는 헌법개정안을 발의하는 등의 헌법제정권력을 행사할 기회를 가지지 못한다. 이는 물론 헌법제정권력 주체의 기속적 선택에 따른 결과이지만, 시원적 권력 주체로서의 ‘시원성’은 미흡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헌법 하위의 수많은 법률관계들도 모두 정부[국회를 포함한다]의 제정법에 의존한다면, “사회 있는 곳에 법이 있다”는 명제는 명분과 실체가 취약해진다. 이론상 헌법제정권력자에게 주권을 회복시키기 위하여서는 사회를 조직화하고 거기에 동력을 불어넣은 조직적 주체로서 공동체의 복원이 불가결하다.
미국 인디아나 대학의 오스트럼(Elinor Ostrom) 교수가 그녀의 저작[Governing the Commons, 1990]에서 증명한 바에 따르면, 자연자원을 둘러싼 공동체의 질서는 여러 가지 불확실성을 안고 있고 또 경우의 수들이 많지만 명확하게 정의된 경계나 집합적 선택장치, 감시활동이나 갈등해결장치 또는 자치조직권의 보장과 같은 일련의 요소들과 조건들이 제도화된다면 해당 공동체를 규율하는 질서가 형성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정부와 공동체의 협치는 정부 영역에 민간이 참여하는 행정참여 또는 참여적 의사결정과 다른 개념이다. 좁은 의미의 ?정부-공동체? 협치는 공동체가 정부와 대등한 입장에서 관계를 맺고 독자적인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공동의 목표를 위하여 역할을 분담하거나 협력자로 활동하는 패러다임을 말한다.
전근대 사회에서는 공동체가 사회의 주된 조직을 형성하였지만 공동체와 공권력은 치자와 피치자의 관계에서 ?명령-지배?의 관계에 놓여있었기 때문에 정부와 공동체의 협치라는 개념이 형성될 수 없었다. 근대국가에서도 공권력의 우월적 지위로 말미암아 정부와 공동체의 관계는 수평적 관계가 아니었다. 정부가 공동체를 규범 내지 규제의 파트너로 생각하고 협동규제 내지 협치(governance)의 패러다임을 형성할 필요성을 느낀 것은 현대국가이후의 일이다. 그러나 공동체와의 공조가 절실한 현대국가에서는 오히려 공동체의 존재나 정체성 그리고 기능에 대한 회의와 불확실성에 대한 시비가 대두되었다.
신사회계약(new social contract) 이론에 따른다면, 정부를 낳고 그 정부와 협력하고 경우에 따라 정부를 교체하는 집합적 사회조직으로서의 공동체(community)는 근대화와 더불어 오랫동안 방치되었다. 한국사회에서도 마을과 문중 등으로 표상되는 공동체는 지금도 법제도의 맹점으로 인하여 그 재산들이 일실되면서 붕괴가 가속화되고 있다. 공동체의 빈약은 사회(society)의 부재를 의미하고 사회가 없으면 정부와 개인은 서로 너무 맞붙어 있게 되고 완충지대를 갖추지 못한 다수의 개인들은 점차 독립성을 상실하여 개인생활에 필요한 모든 급부(service)를 정부로부터 공급받으려는 '의존형' 개체로 변모한다.
공동체의 범주가 불확실하며 구성원들 스스로가 자기 공동체를 거추장스럽게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헌법제정권력을 행사하는 국민은 정부와 시장 이전의 사회구성원으로서 역사적?이념적으로 공동체의 조직원으로서의 지위를 보유하기 때문에 우리 사회의 공동체적 특성은 헌법질서 속에 면면히 흐른다. 그렇다면, 헌법질서에 따라 성립?변천하는 정부와 제정법은 그리고 헌법질서에 따라 조정되는 기업과 시장규범은 공동체와 그 규범의 시원성을 존중하고 그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하여야 한다. 즉 정부와 시장은 그 우월적 지위와 세력을 자제하고 공동체가 활동할 수 있는 제도적 공간과 형식을 마련하여야 한다.
정부와 공동체의 협치(governance)를 위한 전향적 변화는 이미 우리 법제에서 관찰된다. 그 예로서 정부는 미래세대를 위한 공유재산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로서 신탁공동체(trust community)를 창설할 수 있는 법률을 마련하였다. 1세기 전 영국의 제정법[National Trust Act, 1907]을 본받아 제정된 2007년의 ?문화유산과 자연환경자산에 관한 국민신탁법?이 그것이다. 공동체를 지탱하기 위한 공유재산은 중국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유지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신탁공동체는 민간의 노력에 의하여 일실된 공유재산[마을재산을 포함한다]을 회복하고 미래세대들의 몫을 남길 것을 목표로 한다.
기후변화 시대를 맞이하여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하여서는 생활양식 전반에 걸친 변화가 요구되고 이러한 변화는 정부만의 노력에 의하여 달성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와 민간[공동체]의 역할분담과 협력이 절실하게 요청되기 때문에 정부와 민간의 협치(governance)는 보다 넓은 외연으로 확장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 녹색협약이나 탄소포인트 제도와 같은 ?정부-공동체 협력?모형이 이러한 사례에 속한다. 나아가 도농교류를 가능하게 하는 한편 농어촌에 일자리를 만들고 젊은이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 ‘마을만들기’ 부문이나 지역의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관광사업 부문에서도 정부와 공동체의 협치가 요청된다. 연안 공동체의 형성이나 자연경관의 조성 또는 해안선의 보전 등의 부문에서도 정부와 협력할 공동체의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제1장 서 론 17


제2장 공동체의 이론과 과제 21
제1절 공동체의 범주 21
제2절 공동체의 지위와 유형 28
제3절 공동체의 이념 32
제4절 사회변화와 공동체 41
제5절 공동체의 과제 51


제3장 공동체의 규범 59
제1절 전통규범 59
제2절 근대규범 63
제3절 현대규범 69


제4장 공동체의 쇠퇴와 복원 79
제1절 지역공동체의 쇠퇴 79
제2절 산촌공동체의 동요 83
제3절 수리공동체의 실패 86
제4절 물적기초의 복원 89
제5절 공동체의 조성 92


제5장 협치를 위한 이론구성 97
제1절 공동체의 특성 고려 97
제2절 규범의 변화 동향 102
제3절 정부와 공동체의 접점확대 105
제4절 패러다임 바꾸기 108


제6장 협치사례 113
제1절 해외사례 113
제2절 공유재산의 관리 120
제3절 신탁공동체의 형성 127
제4절 생태문화마을조성 143
제5절 연안공동체의 복원 160
제6절 공동체 수익사업 모형 166
제7절 정부 공동체 협력모형 183


제7장 결 론 189
참고문헌 195
부 록 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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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 자치조직" " 지역공동체" " 산촌공동체" " 수리공동체" " 공동체주의" " 규범" " 공공신탁" " 신탁공동체" " 협치" " 협동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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